자면 또 너무나 당연하듯이
잠에서 덜 깬 몸을 일으켜 일하러 가야하니까.
그러고 돌아오면..
그나마 오늘은 낫다
일단 나가면 내일 아침이 아닌 밤에 돌아온다!
돈을 어디다 썼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편의점에서 나나코카드 죽도록 충전한 기억,
역에서 파스모 죽도록 충전한 기억들은 있는데...
만나야 할 사람이 많다
6월에 온 민지도 아직 못 봤다
6월에 온 루미님도 아직 못 봤고,
1년 넘게 못 만나고 있는 리원이도 있고.
나츠미도 나츠미의 입사와 나의 입학으로 못 보고 있다
한순간에 끌렸던 건,
여지껏 어떤 형태이든 내게 관심을 보였던, 감정을 표출했던 사람들과 달랐기 때문에.
모두 나를 귀여운 여동생으로 시작하고,
언제나 나를 위에서부터 내려보았고,
심지어 나보다 3살이나 어린 놈도 지켜주겠다면서 내 위에 있었다
난 그런 거 필요 없고,
그냥 기댈 수 있는 어깨만 필요하다고..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힘들어 기대고 싶을 땐 안겨 울 수 있는 사람만 필요하다고.
그래서 나머지는 다 필요 없거든.
특히 날 귀엽다라든 지(이건 제발..), 안아주고 싶다, 지켜주고 싶다 이런 건 다 사절.
그러니까, 내가 필요한 건- 그딴 게 아니라고.
종종은 하루 이틀 알고 지낸 사이도 아니면서,
치마만 걸치고 가면, 짧은 것만 걸치고 가면
뚫어져라 몸 쳐다보는 놈들도 있다
대우가 달라지는 놈들도 있고.
처음에 대뜸 꺼냈던 말은
이 중에서 네가 가장 머리가 좋아 보여.
라는 뜬금없는 말.
거기에 난 언제나의 뻔뻔스러움으로
뭐 그렇지~
알바에 쩔어 최강으로 찌질하고 꾀제제한 꼴로 나간 내게
니가 마음에 든다
솔직히 너 내 타입이거든. 아마 우리 성격 잘 맞을 껄.
순간 이 꼴이?? 이 놈이 미쳤나.... 왠 헛소리야. 했다
아마 우리 성격 잘 맞을 껄
그러나 이 말이 마치 내 손을 잡아 주어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
사실 반은 농담 섞인 듯 했지만,
종일 저런 걸 보면 본심은 어땠을까.... 정말일까- 하고 궁금해졌다.
소주에 쩔어 노래방 소파에서 퍼자고 있는 내 볼을 잡아 당기는 그 손에
조금 기대어 어리광 부리고 싶어졌었다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 같았으면 볼 댕긴 것에 반 죽여놨을텐데
난 가만히 있었다
여자를 다루는 데 능란하여(완전 오픈에로임)
어쩌면 여자 넘어오게 하는 말 조차도 잘 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그냥 넘어가버리자! 하고 있........는 걸 지도 모른다
그 날 종일 끊임없이 내가 마음에 든다는 것을 어필하셨다-.-;;
돌아오는 길에 친구들도 니가 엄청 마음에 들었나보다.
응, 나도 조금은.
특별한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계속 머릿 속에서 맴돌고 있는 것은 사실.
이름도 모른다 나이는 나보다 3~4개 위였던 것 같은데.
같은 반 친구가 데려왔던 알바처의 오랜 친구.
변태에, 내가 여지껏 본 사람들 중 최고의 오픈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