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a. 2011. 10. 4. 12:41
내 일기는 꽤 기승전결이 뚜렷하다

조용히 시작해서
점점 흥분하다가
흥분이 최고조로 오르면 타자도 빨라지고
하지만 순식간에 기분이 나아져서 바로 끝난다

하하......

음.
내 자신이 그냥 멈춰 서 멀뚱히 있는 것 같다
좋은 현상은 아니지만 동시에
나쁘다고도 보고 싶진 않다
아직은ㅡ 이라며 스스로에게 유예기간을 주었지만
점점 내 자신이 페이드아웃 되면서 열심히 살던 기억들도 옅어지는 것 같다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은데
아직은 쉽지 않다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내가 없었던 만큼 사라져버린
모두 안의 내 자리를
다시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점점 더 만나기 쉽지 않아진다고들 했다
그런 거 같아. 그래서 쉽지 않다
어렵고 복잡한 거 싫어하는 나는,
결국 뭐든 포기하게 된다

일본생활에 대한 그리움보다는 이곳 생활에 대한 이질감.
거기서 생기는 그리움.

요즘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산 것보다는
하기 싫은 걸 안 하면서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참지도 않으며 절제도 없다
욕심은 없으나 투정이 있다
참 귀찮고 피곤한 인간이다

일본에서 언제나 날 빛나게 해주었던 그
자신감과 당당함은
어디서 생겼던 것들일까ㅡ
일본에 두고 온 것 같다
겨울에 갈 때 까지 그것들이 얌전히 남아있을까ㅡ
그 곳에도 없다면 어디서 구할 수 있는 거니.





이렇게 블로그에 씨부렁거릴 뿐이지만
이게 그래도 속은 후련해진다
하고 싶은 말 써도 되고
중간에 말 막는 사람도 없고
토 다는 사람도 없고ㅡ

막 쏟아 부어도 되는 유일한 상대.
수업 가기 전에 좀 자자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