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a. 2012. 2. 19. 01:50
이번 동경 방문은 너무 많은 생각들을 내게 안겨주었다
머릿 속을 덜어내려 간 것인데, 오히려 더 복잡해져 돌아왔다
 
일탈,
그리고 많은 후회들, 많은 반성들.
살면서 가장 어리석은 짓도 해 보았고,
거기에 더 해서 더 어리석은 짓도 해 보았고. 
 
하지만 그 것들에 내 사람들을 만난 기쁨이 묻혀버리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

한국에서 살다 동경에 잠시 간 것인지,
동경에서 살다 한국에 잠시 갔다 다시 동경으로 돌아갔던 것인지,
구별이 안 갈 정도로
난 단 3주의 동경 생활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지난 5개월간의 한국 생활에서 느낀 수 많은 압박, 갑갑함과 이질감, 부적응, 각종 스트레스...
앞으로 최소 1년 반을 더 해야한다며 27이 되어서도 징징거렸고,
사람 좋은 내 사람들은 이런 나에게 모두 얼른 일본으로 돌아오라고 해준다

지금은 갈 수 없다는 걸 알고,
독일에서 돌아오는 3년 후에는 꼭 일본으로 돌아갈 거라는(물론 독일에서 취업이 안 되었을 때) 
대답은 했지만, 과연 그것이 그리 쉽게 될까.

머릿 속은 여전히 복잡하다
많은 사람들과 만났고,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대화 오고 갔고,
많은 것들을 생각했고,
많은 것들을 깨닫고...
상처도 받고 사랑도 받고...

3주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그 매일의 농도가 진하다



그러고보니 이번 여행 도중에 27살이 되었다
이 1년의 계획을 하나도 새워 놓지 않았다
그래서 급조해 봤다

jpt 950넘기기... 초고득점이란 걸 노려보자.
한국어문회 2등급 한자... 과연?ㅋ
번역가협회 번역인정시험 3급 따기.. (7월, 11월) 
매 학기 학점 평점 3.0 넘기 
독일어 공부 손 놓지 않기
술 안 마시기.. 3주동안 1년치 다 마시고 왔으니 이제 그만...
스트레스 덜 받기, 덜 화내기.
연애하기(히히)
화장하기.. 즉, 여자인 척 해보기.
방학 때 면세점 단기 알바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살 빼기.. 이것은 역시 매년 단골인가?ㅋ
가능하면 꾸준히 일기 쓰기, 그 전에 홈페이지?
잊을 것들은 잊고, 기억할 것들은 기억하기
...언젠가 내가 기억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기억들 조차도 내 머릿 속에서 불러오기가 불가능한 날이 오겠지.


모두가 지극히 노력하면 될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