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a. 2012. 3. 7. 02:27
일요일날 무얼 어디서 어떻게 할 지 아직 정하질 못 했다
생각 날 때마다 이 날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고민했는데 막상 코 앞에 닥쳐 아직 아무 것도 못 정했다고 생각하니 당황스럽기만 하다

일단은
이 일년간의 이야기를 써야겠지

그 날은 일단 아침에 혼자 조조영화를 보고 싶다
일요일이긴 하지만 그렇게 하고 싶다
그리고ㅡ 한강이라도 걸을까? 했는데 한강은 추울 것 같다
산은 싫고 아마 경복궁 등의 문화재 산책이 될 것 같다

이 날은 누군가 만나더라도 엄선해서 만나야 하는 날이다
우선 311지진미경험자는 안 된다
공감대 0%는 역효과만 부른다
그리고 무덤덤해 하는 일본인도 한국인도 안 된다
이미 여기서 그럼 혼자 보내야겠네ㅡ라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차라리 평일이었으면
이 날 만큼은 학교도 빠지고 알바도 쉰다고 하고 안 쉬는 날인데 자체휴일로 한 걸로라도 위로를 받으며 지낼 수 있는데
학교도 알바도 없어 자칫하면 일어나니 해 져있을 가능성이 큰 날인 거다

난 단 한 번밖에 없는 이 1주기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 걸까...

이 날이 내게 중요한 것은
지진과 쓰나미에 대한 공포나
재해를 입은 사람들의 연민도 있지만
그것 뿐만은 아니다

지금 내가 해야하는 것은
다른 게 아니라
이 날을 가능한 조금 덜 가슴 아프게
눈물도 흘리지 않고 보낼 수 있도록...

정신력 트레이닝이다


웃으며 보내기에는
내겐 견딜 수 없이 아픈 날이다



전혀 다른 이야기이지만
가끔 코 끝에 누군가의 시큼한 땀냄새가 돈다 젠장.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