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a. 2012. 3. 12. 02:24
늘 일이 내게 다가오기 전에 겁부터 먹는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라고 겁 먹은 자신에게 주문을 건다
근데 막상 닥치고, 그 순간이 지나가면,
결국 별 것 아니었다는 거, 내가 호들갑 떨었다는 걸 알게 된다
대수롭지 않은 것들에 쫄아버린다

정말 그것 또한 지나가더라. 


연애하고 싶다 진심으로. 


살면서 꽤 많은 사건들이 나에게 영향을 미쳐온 것 같은데,
확실히 나의 만 26세 마지막 즈음에 있었던 그 5시간은
사실 그 이후의 나에게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 일 이후로 너무 많이 변했고 여전히 변하는 중이다
 
정말 사람은 2주를 주기로 감정이 변하나보다
처음 2주는 분노와 자기혐오였고,
그 다음 2주는 인정과 집착이었고,
그 다음 2주는 현실에 깨닳음와 망각이더라. 
그렇게 페이드아웃으로 점점 머릿 속에 등장하는 시간과 횟수가 줄어들어 간다 
그리고 지금은 공허함이다.
한 바탕 휘몰아쳤던 태풍이 지나가고, 머릿 속에 있던 것들이 썰물처럼 쓸려나가고, 
그 텅 빈 곳 한 가운데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무섭다, 존재했던 것의 부재로 인해 느끼는 빈자리가.
너무 오랫동안 내 머릿 속에 앉아 있어서, 요즘은 무얼 생각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
머릿 속이 너무 꽉 차 떠올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스도쿠를 했는데,
요 며칠은 머릿 속이 텅 빈 상태라 스도쿠를 해도 열정적(?)이지 않다

이렇게 나 자신을 타인화 하여 관찰하고 분석하고 있는 게 난 싫다 
다른 사람들도 이러나? 

사실 그 처음 2주의,, 스테이지 1의 분노와 자기혐오의 기간의 심리상태는
아이폰 메모장에 잘 적혀있고,
스테이지 2의 인정과 집착, 스테이지 3 깨닳음과 망각의 시기는
트위터의 비공개계정이 아주 잘 적혀있다
사실 스테이지 1의 기록은 도무지 다시 꺼내 볼 수가 없다 괴로우니까.
하지만 스테이지 2의 기록을 보면서 3기에 깨닳음이라는 과정이 생겼다
지금은 스테이지 4의 공허함의 상태로 트위터도 아닌 블로그에 의존하고 있는 것 같다
어느 정도 속마음을 공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이고,
혼자 끄느적 거리며 징징 거리지 않을 정도로, 괜찮아졌다는 얘기다
또, 빨리 잊고 싶지만, 아주 잊혀지지는 않도록 내 스스로가 계속해서 떠올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
음... 여기 까지만 하자.


최근에 학교 수업이 시작되고, 죄다 전공수업이라서 그런지,
생각하는 일이 많아져서 일기에 허세가 많이 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