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a. 2008. 11. 28. 03:05

요즘 유난히 지쳐있다

늘 가볍게 날 감싸고 있는 감기기운,
언제나 아침은 일어나기 괴롭고,
내 방은 4달 째 개난장판이고-


문득...
한국에서의 그리운 기억들이 나를 괴롭힌다


매년 겨울-
가끔 엄마나 우리가 아빠에게 전화해서 붕어빵이나 호떡을 부탁하면
아빤 언제나 싫은 척 하면서도 꼬박 사다주셨는데..

아무거라도 좋으니까
아빠가 '옛다'하면서 내미는 그 뜨거운 하얀 종이봉투-
그냥 그립다...

모든게 그립다
겨울....

걍 그렇다고.


너희들도 그립고, 모든 게 그리워.
근데- 너희들은 꿈에서조차도 안 나와.
난 꿈에서도-
일본에서 알바해.
가끔은 일어나면.. 끔찍해. 이거 뭔지 참...

난- 보통...
한국이라면 아마 지금 누구에게 이런 문자를 보냈겠지- 하는 상상을 막 해
그리고 이 녀석이라면 이런 답장을 보내겠지... 하면서 킥킥 웃어.
가끔 지쳐서 전철 안에서 뻗어서 집에 돌아갈 때엔, 집 근처에 사는 애들에게 문자 보내서
'야 어디냐 나와라'라고 문자 보내고 싶어지는데,
그럴 때 마다 정말 아무도 없다는 게 더 절실히 느껴져.
그리고 난 이걸 매일 느껴.


내게 집에 돌아가는 23~24시는...
하루 중 가장 외로운 시간이야. 머릿 속과 마음은 지옥이야
가슴이 뻥 뚫린 정도가 아니라, 그냥 가슴이 없어서-
공기가, 바람이, 심지어 소리의 진동까지도 나를 통과해 가는 것만 같아
가끔 전철에 앉아 돌아갈 때에는 눈물이 막 떨어져
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난 고개 푹 숙이고 땅만 쳐다보고 가거나,
하늘로 고개 쳐들고 한숨만 푹푹 쉬어.
걍.... 고개가 저절로 떨어지고, 하늘을 보면 한숨이 푹푹 나와.




너흰...
늘 몇 년을 나와 같이 있었는데, 왜 지금은 없는 거냐...
왜 내겐 문자 한 통 보내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은 거래...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히가시쿠루메와 이케부쿠로 사이의 260엔의 거리의 풍경들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