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a. 2008. 12. 10. 00:20

오늘 시노야마상이랑 싸웠다.
싸웠다고 해야하나- 일방적으로 듣기만 했지만...

도중에 호리에와 둘이서 이번에 내년부터 실시되는
마츠야 전 점포 내 "사무실 금연(강제)"에 대해서 말 하다
비흡연자인 나는 매우 기뻐하며, 좋다 좋다 완전 나한텐 파라다이스다~ 라고 하니,
여기서 완전 열받은 거다
곧이어 나를 뒤로 부르더니 한.. 마디가 아니야 한 열마디를 들었다


네가 담배 싫어하는 거 알고, 만날 옷에 냄새 베고, 밥 먹을 때 연기 풍기는 거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흡연자들 기분은 생각 하느냐-
단순히 다들 쉬는 시간, 끝나고 참아왔던 담배를 피우는 시간이 네 시간과 겹치는 것 뿐이다
그렇게 싫으면 니가 그렇게 늦게 까지 있지 말고, 빨리 가면 되는 거 아니냐-
솔직히 니가 파라다이스니 어쩌니 하는 거 듣고
니가 우리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거에 완전 쇼크받았다
그딴 말 하지 말아라, 열받는다. 심한 말 해서 미안하지만,
솔직히 씨발, 지랄하지마ふざけるなよ、てめぇ거든?
그냥 아무 말 없이 미안하다, 네네네 하고 말았지만

울기 직전의, 그리고 완전 심하게 굳어버린 얼굴은 결국 끝까지 펴지지 않았다
시노야마상도 종일 굳어있는 얼굴에 조금은 미안했는지,
계속 (과도하게)농담 걸고, 하루상 괴롭히고, 말 걸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 얼굴은 이런 식으로 한 번 일그러지면 3일은 간다
오늘도 끝나자마자 바로 왔기 때문에 아마 거기에 더 열받았을 거다
자기가 미안해서 그렇게 노력했는데 걍 끝나자마자 바로 가버리더라... 하면서 열 내겠지.

안다
흡연자들에게 담배 피우지 못 하게 하는 게 어떤 건지.
사무실 안에서 못 피우면 밖에서 피우면 되지 않겠느냐-겠지만,
울 가게의 건물 관리인들 엄~~~~~~청 시끄럽다 장난 없다
아마 건물 내에선 피우지도 못 하게 할 거다(아마 그래서 더 민감한 듯)

하루에 한 끼. 제대로 밥다운 밥, 쌀로 끼니를 떼우는 건,
알바 끝나고 먹는 그 식사, 단 한 끼 뿐이다
그 밥 조차도 난 담배연기와 함께 먹고 있다
밥 먹는 내 옆에서 둘 셋 모여서 담배 피워대고, 켁켁 거리고 싫다 하면
'응? 어쩔 수 없어 여기선. 류상이 참아'
1년을 그렇게 참아왔다
가끔은 담배 피우느라 자리 없다고 바닥에서 밥 먹으라는 얘기 들어가면서도
(물론 바닥에선 안 먹고... 다른 데서 먹는다)
아무 말 안 하고 걍 웃고 넘겼다
상당히 불쾌하고, 가끔은 정말 짜증이 날 정도였지만,
단 한 번도 드러내지 않고 그냥 장난이듯이 한 마디씩 던졌을 뿐.

난 평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어떻게든 모든 게- 문제 없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그래서 늘 참아왔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나 하나 참으면 분위기 안 험악해지고 걍 넘어가니까 걍 늘 참고 참고 참고 참아왔다
평생 그렇게 살아왔고, 아마도 앞으로도 난 이렇게 살겠지.

그리고 오늘 딱 한 번. '사무실 안에서의 담배'에 대한 내 진심을 드러냈다
나에겐 파라다이스라고.

이건 말이지- 바꿔 말하면..
담배 연기 가득한 사무실, 그 안에서 밥 먹는 나...
지옥이었다 꽤나 스트레스 받고 있었고, 가끔 짜증도 냈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답변은 '어쩔 수 없다 네가 참아라'
그 '니가 참아라'란 말 들을 때 마다 정말 한 숨 밖에 안 나오는 걸...
한국의 가족들 중에서 흡연자가 없기 때문에, 맑디 맑은 내 폐가...
여기에서 정말 시꺼멓게 변해버릴 것만 같은 느낌.. 정말 싫다
옷에는 물론이고 심지어 집의 옷장에도 옷들 때문에 담배냄새가 배어있고.
페브리즈는 뿌려도 뿌려도.. 아침에 보면 담배냄새와 과도하게 뿌린 페브리즈냄새가 동시에 나고.

여지껏 암 말도 안 하고 참아온 내가 문제였던 거다.


암 것도 못 먹어서 배고파 죽겠는데, 걍 집에 후딱 와버렸다
내가 있으니까 그래도 담배 피우고 싶은 거 참고 있는 것 같았는데,
말 그대로 나만 일찍 집에 돌아오면 모두 나 신경 안 쓰고 담배 피울 수 있고,
난 사무실만 아니면 담배냄새에 밥 말아 먹을 일 없으니까-
아마 오늘 꽤나 열 받아 있을 거다
나올 때도 목요일날 신 메뉴 얘기 하고 있었는데, 대뜸 '류상, 그 날 철판 할래?'라길래
쳐다도 안 보고 '싫어요(다시는 싫어요 하지 말랬는데=.=). 될 리가 없잖아요'하고 휙 돌아왔다


후....


오늘 원서 내고 왔다
아침에 일어나서 좀 더 수정해서 쓰고.... 가서 내고-
환율 때문에 걱정이다.
이 돈을 들여서 배울 가치가 있는가- 에 대해 난 100% yes라고 대답 못 한다
빌어먹을 이명박 개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