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가기 전.


시험 기간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신나게 놀아본 건
정말 대학 이후로 처음일 것이다
아니, 2004년 겨울 대학 그만 둔 이후로 시험이 없었으니까.
나란 인간은 원래 이런 인간이다. 훗.
시험공부하기에 아주 황금같은 3일 연속 휴일에,
첫 날은 14시간을 잤고, 둘 째 날은 노미카이에 노래방에 막차 귀가.
셋 째 날은 라이브. 풋. 역시 나다. 이렇게 알차게 보내기도 힘들다



믹시에도 적은 이야기이지만,
요즘.. 무엇이 흔들리는 것인지, 무엇이 불안한 것인지,
아니면 무언가 내 안에서 부족한 것인지,
내 안에 있던 아주 작았던 '대학 졸업'-남은 2년을 다녀 학업을 마치는-에 대한 생각이
조금 커졌다




만약 졸업을 하기로 정했다면, 난 여기서의 모든 걸 또 버리고
모든 걸 버리고 와서 아무 것도 없는 곳으로 다시 돌아가 2년을 보내야 한다


사실 '대학 졸업'을 원하게 되었다
이대로 '고등학교 졸업'인채로 있고 싶지 않아졌다
학업에 대한 욕심도 물론 언제나 있지만, 그것보다는,
학력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이것은 아마 주변 사람들의 영향이 클 테지만.
내가 여기서 멈춰있다는 게 내 스스로가 용납이 안 되기 시작했다
'난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어졌다


드디어 남들에게 그렇게 들어왔던,
내 학력이, 내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대학에서의 전공 공부를 포기한 것도 아니다
시험 성적에 맞추어 들어간 전공이 아닌, 스스로 하고 싶어 선택했던 전공이다
비록, 일은 전혀 다른 쪽이라고 하여도, 다시 공부 하고 싶어졌다
사람들과 발전적인 이야기-재학 당시에는 너무 어려워서 낄 수도 없었던-도 하고 싶다
나도 기왕이면 나아가는, 머리 좋은, 유능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평생을 나보다 머리 좋고, 뛰어난 사람들 속에서, 그리고 그들에게 배우며 살아왔다
그래도, 결국엔 하고 싶은 거 하겠다고 스스로를 낮추고 낮추고 낮추었다
지금은 모든 게 다 멈춰버리고, 오히려 후퇴하는 기분이 든다
이 기분이 날 괴롭힌다
여지껏 일본 와서, 아니 학교 그만두고 이런 생각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는데,
최근 내게 있었던 한 작은 사건에 의해서 이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남들은 그런 나를 재수 없다고 하겠지만, 어떻게 하냐. 이렇게 살아온 걸.
그 일로 현재에 질려버렸다


2년 동안 책 한 권도 읽지 못 하던 생활,
평생 느껴보지도 못 한 주변 사람들과 갭,
본래의 내가 새로운 환경에 맞춰갈 수 있는 것도 '한계'란 게 존재한다


일단, 지금은,
대학에 돌아가는 가능성을 조금 크게 놓고 있다
그래봤자 10%정도겠지만.

음악이 싫거나, 포기했다거나, 그런 게 절대 아니다
확실히 해 두겠지만, 난 이 쪽 일을 할 것이고, 일은 정말 음악쪽에서 하고 싶다


다만..
대학 졸업장이 갖고 싶어졌고,
나도 지금 상태에서 발전하고 싶을 뿐이다
혹은 벗어나고 싶거나.
이미 벗어나려고 한 번 발악 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쓸 수 없다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물으시길.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지만.


아침부터 염색중.
Posted by mos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