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1학년 학원제 끝나고 말이지, 철수하는 날.
애들끼리 다 같이 한 20명? 정도가
신쥬쿠 중앙공원에서 캔 까고 피자 먹고 그러고-
신쥬쿠역에 가는 도중에 비도 오고-
일단 그렇게 신쥬쿠 서쪽출구쪽에 도착했지.

근데 난 도대체 뭐가 그렇게 많이 쌓여있었는 지,
그 사람 많은 신쥬쿠 서쪽출구 광장 한 복판에 주저 앉아서
요코에게 안겨 큰 소리로 엉엉 울었어.
얼마나 울었는 지 몰라.

난 도대체 뭐가 그렇게 힘들었을까.
그 땐, 애들에게 지난 일본생활 2년간에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혼자 꾹꾹 눌러왔던 것들이 한꺼번에 폭발하더라
그 이후로 학교 남들 앞에서 울었던 적은 없는 것 같아.
그 일 자체가 아주 아주 드물긴 했지만.


난 지금-
매일 그 때의 심정 속에서 살고 있어.
안겨서 엉엉 울고 싶어.
근데 지금 나는, 언제나처럼,

"내가 기댈 수 있는 것은 벽 뿐이고,
쓰러져 주저 앉고 싶은 나를 받쳐주는 것은
나 뿐이다"

몇 년 전부터 내 자신에게 주문처럼 되새겨왔던 말들을,
요즘 다시 내게 말 하고 있어.

마음이 걸레가 되어도 남들 앞에선 
언제나처럼 당당하게 자신감있게 강하게
난 껍데기만 강한 게 아니라 알맹이도 강하다고,
그렇게 있어야 되.

그래도 한국에 오면 기댈 수 있는 무언가는 있을 줄 알았는데,
내가 기댈 수 있는 건 일본집의 벽 뿐이가봐.
Posted by mos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