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독일도 가고 싶고 여유가 생긴다면 호주도 가고 싶다

가장 무서운 것은,
내가 이대로 음향의 일을 못 하고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이다
1차적으로, 내가 무얼 위해서 일본에서 그 개고생을 하면서 살았는 가.

그 당시에는, 이렇게 열심히 살면,
나의 근면성과 성실성을 인정해 줘서, 취직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일을 할 수 있다는 형태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학교 생활도 했고, 
생활비도 학비도 다 스스로 마련하고 있다는 것에 엄청나게 큰 자부심이 있었다
그게 나였고, 내 자랑이었다.

그런데, 현실은 냉정한 건지, 그런 나를 그냥 외면해 버린 것인지...
난 여기있네.
내가 6월 초에 한 결정이 최선이었다는 생각은 5달이 지난 지금도 들지 않는다.
마지막 보루였던 사운드시티의 불합격통보였고,
아, 더 이상 못 하겠다... 라고 그저 이제는 편하고 싶어서 했던 한 순간의 선택이,
지금 부메랑이 되어 내게 날아왔고,
이게 얼마나 더 내 주변을 맴돌며 나를 조이고 있을 지...

취직이라는 것이,
아니 일본에서 음향일을 할 수 있다라는 미래로부터 점점 멀어져가기 시작했을 때,
단 한 번도 선택지 안에 넣지 않았던 "한국으로 귀국해서 대학에 돌아간다"를
선택지에 넣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나는,
이것 만큼은 제발... 제발....
내가 이 선택지를 선택하는 날이 없기를...... 
주변에겐 늘 내가 가지고 있는 선택지 중에서 이것이 가장 최악의 결과라고...
그렇게 장담을 해왔는데,

나는 지금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을 다니고 있다
점점, 내 생활 속에서 학교 생활의 비중이 커질 수록,
동시에 불안감도 함께 커졌다
일본에서 내가 걷어찬 회사에 다니며 즐겁게 일 하고 있는 만넨이 너무 부러웠고,
취직해서 일 하는 윤미를 보면서 너무나도 부러웠고,
취직했다는 후배 지나를 보면서도 너무나도 부러웠다
그러면서 왜, 내가, 얘들을 부러워 하고 있어야 하는 지 모르겠는 거다.
나도 하면 되는데, 근데 왜 부러워 하고 있는 건 지...

대학을 그만 둘 수 없는 것은 입학금에 학비 대주신 아빠에게 미안하다는 것,
이건 분명 핑계일 테다.
독일에 가는 것도 뭐든 배우기 쉬운 게 학생이라는 직업이란 걸 알기에,
그것을 이용하고 있는 것도 분명 있을 거다 
학교 다니기 전부터 지금까지,
"가만히, 어른스럽게 조용히 닥치고 학교 졸업하자"이라고 몇 번을 자신을 타일렀는지,
그건 즉, 학교에서 수도 없이 튕겨져 나가려는 나를 타이르는 것 아닌가.
나는 왜 가만히 있질 못 하고 학교에서 뛰쳐 나가려고 하는 건가,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드는 것인가,
무엇이 나를 두렵게 만드는 것인가, 나는 무얼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인가... 

그러는 사이에 하고 싶은 마음보단,
잘 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내 마음 속에 더 커져만 간다.

난 뜨겁지 못 한 인간이다

아 왜 이딴 가식적인 글이나 쓰고 있는 건지...

Posted by mos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