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 대한 반성은 끝나면, 시험이 아니라 24일 마지막 레포트 제출이 끝나면.
무얼 쓰려 했었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 맞다.
남들은 기말이라고 슬슬 과제 마무리를 하고 과제가 끝난 사람들은 기말고사모드로 들어가지만
나는 이미 방.학.st.라는 거....
게다가 피겨를 안 가면서 생긴 월, 수, 금요일의 저녁시간이 무료하기 그지없다
이 시간에 공부를 하면 되겠지만, 그것을 위한 시간들이 아니었고 그 시간의 주인은 따로 있었기 때문에
무얼 하든... 의욕이 없다 그래서 그 의욕없는 시간에 의욕이 필요한 일은 하지 않고
의욕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즉, 컴퓨터 따위를 하고 있다
무얼하냐? 암 것도 안 한다
궁금한 걸 검색하는 정도로 끝난다
이 짓도 10년 넘게 하니까 슬슬 지겨워서 일찍 끈다
난 나를 위해서 이기적여야했고, 그래서 최근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일은 나의 이기심이 최대화된 사건이었다
미안해도 이기적으로 행동한 나..
보통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미안해서 이기적이지 못한다면, 나는 나쁜 사람인 걸까.
====
돌아오는 길에는
나의 이 혼자인 삶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고민해보았다
'혼자'라는 단어로 딱 잘라 말하는 것은 느낌이 좀 다르지만...
1. 유학생활, 당연히 혼자였다 혼자 살았고, 매일 혼자 밥 먹었고...
혼자 티비 보며 웃는 나를 동생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2. 좀 더 거슬러 올라가 2005년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의 2년 반.
혼자라기 보단 또래와 동떨어졌었다
친구들은 모두 공부했지만 나는 혼자 일했었다
사실 그 때엔 나 혼자 사회에 나왔었고,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는 나 혼자만이 어른이 된 것 같아 으쓱하긴 했었다
3. 대학.. ㄱㅎ나 다른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같이 다닌 건 ㄱㅎ 한 명 뿐.
거기다 새터도 가지 않아 1학년 1학기부터 혼자 수업 듣는 게 많았다
4. 더 거슬러 올라가면 고등학교.
우리 중학교에서 우리 고등학교로 진학한 사람은 나 한 명이었다
그래서 아.. 그럼 일본가서 유용하게 써먹었던 적응력과 친화력은 이때 생긴 건가?
라고 생각했지만 아니다 머릿 속을 스치는 더 과거의 일이 있었다
5. 처음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했던 때.
여기서부터 나는 집단에서 완벽하게 동화되지 못 하는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른 사람이었다
91년에 국민학교를 입학한 나는 입학 전 당시로는 매우 드문 3년 동안 유치원엘 다녔다
즉 88, 89, 90년도에 유치원을 다녔는데,
그 당시에는 취학 3년 전부터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거의 없어 그에 마땅한 교육도 흔치 않아
88년, 4살 때에는 7살들과 함께 유치원을 다녔다
85년 2월 생이 88년 3월부터 유치원을 다녔으니,
만 3세, 만 37개월이 되자마자 국민학교 취학 1년 전의 아이들과 함께 같은 교육을 받았다
워낙 작은 키였고 다른 아이들보다 3살이나 어려 당시의 사진을 보면 나만 머리 하나가 차이날 정도로 작았다
소변을 가리는 것이 많이 늦었던 나는 가방 안에 기저귀를 넣어 다녔고,
유치원에서 기저귀에 소변을 봐버리면 선생님들이 가방에서 기저귀를 꺼내 갈아주셨다
이런 내가 거의 유일하게 집단, 소속감을 느끼는 것은
일본의 전문학교 친구들과의 관계 뿐인데,
심지어 외국인이고, 나이도 5~6살이나 많았던 나를
자신들과 다르지 않게 받아주었기 때문에 더더욱 소속감과 일체감을 가졌던 것이 아닌가 싶다
좀... 슬프기도 하다
언제나 사람 사이에 있고 싶었는데 정작 그렇지 못 하다는 게...
열심히 잘 살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되네.
물론 지금이 감히 어떤 시절에도 지지 않을 정도로 가장...... 고독하지만.
지금은- 내가 내가 아닌 것 같다
====
내가 남들과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는 거 알고 있다
가끔은 나도 졸업하고 그냥 남들 하는 것처럼 회사에 들어가 일하면서,
적당히 나이도 찼으니 남들 하는 것처럼 당연하다는 듯 결혼하여 아이 낳고 살고...
그런 삶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보곤 한다
내가 원해서 서른 직전에 학교를 다시 다니고, 연애도 결혼도 안 하고 있는 것이 아닌데.
하지만 또 이 나이엔 결혼해야해, 아이 낳아야해 식의 관습에 따라가자니,
거부감이 앞선다
납득할 수 없는 제도와 관습에 억지로 끌려서 편입되기는 싫다는 이유로
강한 거부감이 앞선다
(분명 지금 한국이라서 그런다 난 일본에서 결혼 하기 싫다는 생각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이미 표준과는 많이 다르고 많이 벗어난 나의 인생 위에
결혼이라는 범인류적 제도를 올려놓는다고 했을 때,
수술과 약물의 부작용처럼 심각하게 뒤틀리는 일 없이 잘 살 가능성이 클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것이다
무엇보다도 내 인생 위에 올려져 혼합되어갈 타인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
분명 꿈을 꾸고 있으면서도 정작 머릿 속에선 더 회의적이 되어간다
내가 고르는 게 아니다 아무도 나를 택해주지도, 봐주지도 않을 뿐이다..
써놓고보니 비참해ㅠㅜ
===
아직은 시원한 여름 밤.
음악을,
밤 하늘의 달을, 별들을
술안주로 삼아
조용히
한 잔 하고 싶다.
무얼 쓰려 했었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 맞다.
남들은 기말이라고 슬슬 과제 마무리를 하고 과제가 끝난 사람들은 기말고사모드로 들어가지만
나는 이미 방.학.st.라는 거....
게다가 피겨를 안 가면서 생긴 월, 수, 금요일의 저녁시간이 무료하기 그지없다
이 시간에 공부를 하면 되겠지만, 그것을 위한 시간들이 아니었고 그 시간의 주인은 따로 있었기 때문에
무얼 하든... 의욕이 없다 그래서 그 의욕없는 시간에 의욕이 필요한 일은 하지 않고
의욕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즉, 컴퓨터 따위를 하고 있다
무얼하냐? 암 것도 안 한다
궁금한 걸 검색하는 정도로 끝난다
이 짓도 10년 넘게 하니까 슬슬 지겨워서 일찍 끈다
난 나를 위해서 이기적여야했고, 그래서 최근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일은 나의 이기심이 최대화된 사건이었다
미안해도 이기적으로 행동한 나..
보통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미안해서 이기적이지 못한다면, 나는 나쁜 사람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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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는
나의 이 혼자인 삶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고민해보았다
'혼자'라는 단어로 딱 잘라 말하는 것은 느낌이 좀 다르지만...
1. 유학생활, 당연히 혼자였다 혼자 살았고, 매일 혼자 밥 먹었고...
혼자 티비 보며 웃는 나를 동생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2. 좀 더 거슬러 올라가 2005년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의 2년 반.
혼자라기 보단 또래와 동떨어졌었다
친구들은 모두 공부했지만 나는 혼자 일했었다
사실 그 때엔 나 혼자 사회에 나왔었고,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는 나 혼자만이 어른이 된 것 같아 으쓱하긴 했었다
3. 대학.. ㄱㅎ나 다른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같이 다닌 건 ㄱㅎ 한 명 뿐.
거기다 새터도 가지 않아 1학년 1학기부터 혼자 수업 듣는 게 많았다
4. 더 거슬러 올라가면 고등학교.
우리 중학교에서 우리 고등학교로 진학한 사람은 나 한 명이었다
그래서 아.. 그럼 일본가서 유용하게 써먹었던 적응력과 친화력은 이때 생긴 건가?
라고 생각했지만 아니다 머릿 속을 스치는 더 과거의 일이 있었다
5. 처음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했던 때.
여기서부터 나는 집단에서 완벽하게 동화되지 못 하는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른 사람이었다
91년에 국민학교를 입학한 나는 입학 전 당시로는 매우 드문 3년 동안 유치원엘 다녔다
즉 88, 89, 90년도에 유치원을 다녔는데,
그 당시에는 취학 3년 전부터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거의 없어 그에 마땅한 교육도 흔치 않아
88년, 4살 때에는 7살들과 함께 유치원을 다녔다
85년 2월 생이 88년 3월부터 유치원을 다녔으니,
만 3세, 만 37개월이 되자마자 국민학교 취학 1년 전의 아이들과 함께 같은 교육을 받았다
워낙 작은 키였고 다른 아이들보다 3살이나 어려 당시의 사진을 보면 나만 머리 하나가 차이날 정도로 작았다
소변을 가리는 것이 많이 늦었던 나는 가방 안에 기저귀를 넣어 다녔고,
유치원에서 기저귀에 소변을 봐버리면 선생님들이 가방에서 기저귀를 꺼내 갈아주셨다
이런 내가 거의 유일하게 집단, 소속감을 느끼는 것은
일본의 전문학교 친구들과의 관계 뿐인데,
심지어 외국인이고, 나이도 5~6살이나 많았던 나를
자신들과 다르지 않게 받아주었기 때문에 더더욱 소속감과 일체감을 가졌던 것이 아닌가 싶다
좀... 슬프기도 하다
언제나 사람 사이에 있고 싶었는데 정작 그렇지 못 하다는 게...
열심히 잘 살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되네.
물론 지금이 감히 어떤 시절에도 지지 않을 정도로 가장...... 고독하지만.
지금은- 내가 내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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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들과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는 거 알고 있다
가끔은 나도 졸업하고 그냥 남들 하는 것처럼 회사에 들어가 일하면서,
적당히 나이도 찼으니 남들 하는 것처럼 당연하다는 듯 결혼하여 아이 낳고 살고...
그런 삶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보곤 한다
내가 원해서 서른 직전에 학교를 다시 다니고, 연애도 결혼도 안 하고 있는 것이 아닌데.
하지만 또 이 나이엔 결혼해야해, 아이 낳아야해 식의 관습에 따라가자니,
거부감이 앞선다
납득할 수 없는 제도와 관습에 억지로 끌려서 편입되기는 싫다는 이유로
강한 거부감이 앞선다
(분명 지금 한국이라서 그런다 난 일본에서 결혼 하기 싫다는 생각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이미 표준과는 많이 다르고 많이 벗어난 나의 인생 위에
결혼이라는 범인류적 제도를 올려놓는다고 했을 때,
수술과 약물의 부작용처럼 심각하게 뒤틀리는 일 없이 잘 살 가능성이 클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것이다
무엇보다도 내 인생 위에 올려져 혼합되어갈 타인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
분명 꿈을 꾸고 있으면서도 정작 머릿 속에선 더 회의적이 되어간다
내가 고르는 게 아니다 아무도 나를 택해주지도, 봐주지도 않을 뿐이다..
써놓고보니 비참해ㅠㅜ
===
아직은 시원한 여름 밤.
음악을,
밤 하늘의 달을, 별들을
술안주로 삼아
조용히
한 잔 하고 싶다.